최근 건강을 해치는 물질로 가장 주목받는 것이 '영원한 화학 물질'로 알려진 과불화화합물(PFAS)이다.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는 PFAS는 플라스틱 용기와 조리 도구 등을 통해 음식에 스며든 뒤 장기에 축적돼 암의 위험을 높인다. PFAS 수치를 낮추는 방법은 혈액 방출과 불쾌한 부작용을 유발하는 콜레스테롤 약물을 사용하는 것뿐이다.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장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박테리아 종이 독성이 강하고 오래 지속되는 PFAS를 흡수하고 분해해 대변을 통해 폐기물로 배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장내 미생물 중 PFAS 흡수 능력을 가진 후보 미생물로 38종을 선별했다. 쥐의 장내 미생물군집을 인간과 더욱 유사하게 만들기 위해 연구진은 경구 위관 영양법을 통해 9종의 박테리아를 유도했다. 유사한 용량의 경구 투여를 통해 쥐에게 PFAS 화학물질을 노출시켰다.
연구 결과 PFAS에 노출된 후 몇 분 이내에 박테리아가 PFAS의 25~74%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흡수된 PFAS는 대변을 통해 배출됐다. PFAS를 먹는 박테리아가 있는 쥐는 정상 쥐보다 더 많은 배설물을 배출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PFAS 용량이 증가하더라도 제거율이 일정하게 유지됐다는 것이었다. PFAS의 축적은 박테리아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특정 종의 인간 장내 박테리아는 환경에서 다양한 농도의 PFAS를 흡수해 세포 내에 덩어리 형태로 저장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발견했다'라며 '이러한 덩어리 형태의 PFAS 덕분에 박테리아 자체는 독성으로부터 보호받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연구 저자인 안나 린델 박사는 '이것을 사람에게 적용해 체내에서 PFAS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만들 수 있다면 부작용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더 좋은 해결책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린델 박사와 연구진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프로바이오틱스를 개발할 캄바이오틱스(Cambiotics)라는 회사를 설립했다.